"親 동성애·트랜스젠더 강요하지마"…초토화된 기업들

입력 2023-06-12 11:00   수정 2023-07-11 00:01



미국 기업들이 LGBT(성적 소수자)와 다양성 등을 옹호하는 캠페인을 펼쳤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대대적인 '보이콧 역풍'을 맞는 사례가 늘고 있다. 기업들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Political Correctness) 행보에 대항해 보수 우파 성향의 소비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니얼 디어마이어 밴더빌트대학교 총장은 11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최근 미국 소매유통체인점 타겟이 겪은 주식 폭락 사건은 앞으로 다른 미국 기업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기업들이 겪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어마이어 총장은 '평판 관리: 기업을 위한 여론' 등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타겟은 최근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을 앞두고 트랜스젠더용 의류 등 '프라이드 컬렉션'을 공개했다가 11거래일 연속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겪었다. 타겟 주식은 23년만에 최장 기간 하락했고, 이 기간 증발한 시가총액은 130억달러에 달했다. JP모간은 타겟에 대해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디어마이어 총장은 타겟이 프라이드 컬렉션 마케팅을 펼친지 10년이 넘었는데도 올해 유독 거센 저항에 직면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과거보다 훨씬 더 양극화된 정치환경 때문"이라며 "지난해 월트디즈니와 '공화당 잠룡'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벌인 성정체성 문화 전쟁이 분수령이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 집단이 조직적인 방식으로 기업을 공격하는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시민단체의 캠페인이나 소비자들의 보이콧은 좌파 진영의 의제였다. 2011년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완구제조사 마텔의 포장재 생산방식이 열대우림을 파괴하고 있다"며 대대적인 압력을 가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 새 우파 성향의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 마케팅에 조직적으로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미국 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ABI)는 올해 4월 초 한 트랜스젠더 유명 인사에게 자사 맥주 브랜드 '버드라이트'를 협찬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최근엔 미국 레스토랑 체인점 크래커 배럴 올드 컨트리 스토어가 내놓았던 다양성·형평성 캠페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흐름은 특히 온라인 상에서 좌파 진영을 중심으로 이른바 캔슬 컬쳐(cancel culture·취소 문화)가 확산한 것에 대한 반발 심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취소 문화'란 정치적 올바름(PC)에 반하는 언행을 한 유명 인사의 SNS 팔로우를 끊는 것을 의미한다.

디어마이어 총장은 "디즈니의 경우 디즈니를 대체할 기업이 마땅치않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저항이 단결력 있게 표출되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마진이 낮은 소매유통업체들은 소비자 저항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미국은 문화전쟁터 1호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이 같은 기업과 소비자 간 문화전쟁이 속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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